오키나와에 도착해 짐을 풀고 처음으로 향한 관광지는 '슈리성'과 그 근처 '슈리킨조초'의 돌다다미 길이었다.
서울의 경복궁, 오사카의 오사카 성처럼 슈리성은 오키나와를 대표하는 성이다. 관광시간이 길지 않고, 오후에 도착한만큼 다른 곳을 가기에는 시간이
여유롭지 않아서 선택한 관광지였다. 결과적으로, 슈리킨조초의 돌다다미 길은 가장 마음에 들었던 오키나와 내 관광지 중에 하나가 되었다.
슈리성까지는 모노레일을 타고 근처 역까지 이동 후 구글맵을 보며 거리를 따라 걸었는데, 거리가 참 한산하고 차분하고 단아(?)하기까지 했다. 지난
포스트에서는 오키나와에서 보았던 일본 사람들에 대한 감흥을 자세히 말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햇볕이 뜨겁고 햇살도 따가운 섬인 오키나와여서인지 특히 중·고등학생들의 얼굴과 팔다리가 무척 가무잡잡했다. 하얀 반팔 교복에 대비되어 더 가맣게 보이는 것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오키나와의 이동수단으로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이 모노레일이다. 저녁에 택시를 타고 해변을 갔던 둘째 날, 버스투어를 한 셋째 날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이용했던 이용수단이다.
슈리성으로 향하던 길목. 높지 않은 건물들과 차분한 길거리가 마음에 들었다.
슈리성 관광은 사실, 우리나라의 고궁을 관광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나마 슈리성 관광이 재미있었던 것은, 한국어로 된 가이드북 겸
관광 지도를 들고 스탬프 투어를 했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보면 아이들을 위한, 유치한 아이디어로 보일 수도 있지만 외국인 관광객인 나로서는 재미를
찾기에 충분했다.
스탬프 랠리라고 했구나... 한국어로 된 리플렛이 구비되어있고, 지도를 펼치면 건물들이 있는데 서두른/한가로운/꼼꼼한 의 세 가지 코스 중
하나를 선택하여 건물 앞에 비치된 해당 건물 모양의 스탬프를 찍으면 된다. 코스에 있는 모든 스탬프를 찍어 퇴장 전 관광안내소에 보여주면
위의 사진과 같은 스티커 세트를 준다. 오키나와를 상징하는 동물들 인 듯하다.
슈리성 관광코스 중에서 가장 좋았던 경치라고 한다면 코스 내에 위치한, 오키나와 시내가 한 눈에 보이는 전망대 풍경과 성벽을 따라 걷다가 마주한
성문의 출입문과 성벽이 한 눈에 들어오던 View Point 였다.
오키나와 시내의 풍경을 높은 위치에서 내려다볼 수 있다.
흡사 경기도...
코스 후반부에서 마주할 수 있는, 성의 외벽 풍경.
슈리성 관광을 끝마치고 내려오는 길에서는 작은 시냇가(?)와 그 근처에서 산책하고 있는 오리들을 볼 수 있었다.
사실은 본 관광 코스의 메인은 물론 슈리성으로 생각했지만, 정작 좋았던 것은 돌아오는 길에 들렀던 슈리킨조초 돌다다미 길이었다. 제주도나 울릉도
의 돌담이 주욱 늘어선 길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 때문에 '서정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길이다. 구글맵을 따라 걷다보면 내리막길로 된 초입이 보이고,
그 길을 따라 내려가면 양 옆으로 주욱 늘어선 길이 보인다. 해질녘이 다가오고, 가까운 일본이지만 주제에 여행 첫날이라고 피곤함이 찾아와 그 곳 전부를 보지는 못했다. 아쉬운 느낌이 없지 않아 많았지만 20분 남짓 걸었던 그 길이 첫 날 보았던 오키나와의 어느 장면보다 가장 기억에 남는다.
돌다다미 길의 모습들. 이 날 따라 사람들도 없고 고요해서 외로우면서도 차분했고 가슴먹먹하면서도 들떴다.
참 사진을 정리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이 땐 사진 찍기 전에 카메라 렌즈를 스윽 닦아주는 아주 기본적인 센스도 없었구나... 하는 생각에 아쉽고
동시에 그 때의 내가 참 귀엽게 느껴진다. 지난 시절의 연인을 생각하듯이, 한 번 갔다왔던 여행지는 '다시 돌아가면 정말 잘 할 수 있는데' 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 같다. 첫 째 날의 오후는 돌다다미길을 둘러보는 것으로 끝나고, 어리숙해서 귀엽게 보이기까지 하는 그 때의 나는 숙소로 돌아가 저녁도
먹고 구경도 할 겸, 숙소에서 머지 않았던 국제거리로 향할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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