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드라마 |
감독 |
장 마르크 발레 |
주연 배우 |
리즈 위더스푼 |
국내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
관람일자 | 2018/09/09 |
[개요]
친구의 추천으로 보게 된 영화로 전반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의 영화, 영화가 끝난 뒤 생각이 많아지게 되는 부류이다. 어쩌면 자아성찰을 하게
만들기도 하는 영화. '주인공처럼 해보고 싶다.' 하는 생각과 '주인공처럼 되기는 싫다.' 하는 생각이 동시에 드는 영화. 주 포털사이트들에서 8점대의 평점을 받기에는 충분한 가치가 있는 영화라는 게 나의 결론적인 감상이겠다.
[줄거리]
영화는 주인공 셰릴 스트레이드(리즈 위더스푼)의 욕으로 시작된다. 산악지형을 걷는 도중 자신의 실수로 신발을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뜨려 버린 것
때문인지 화가 가득한 모습으로, 남은 한 짝의 신발을 던져버리며 욕을 하고 있다. 그리고는 마치 영화 '메멘토'처럼 주인공의 과거를 들여다 보는 시점과 현재 주인공을 보여주는 시점이 교차되며 영화는 셰릴이 왜 이 지경이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그녀의 과거를 간략히 말하자면, 셰릴은 어릴 적 남동생과 엄마와 함께 음주와 폭력을 일삼는 아빠에게서 도망친다. 그 이후 가난할지언정 불행하지는
않은 삶을 살아가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도 한다. 그런 그녀가 갑작스럽게 슬픈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고, 이로 인해 잘못된 길로 들어선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았을 때 잘못되었고 불행하기까지한 그녀의 삶을 탈피하기 위해서, 그녀는 스스로 PCT(Pacific Crest Trail)를 걷기로 결심한다.
엄마 바비, 남동생 레이프와 함께해서 행복했던 셰릴의 어린 시절
그렇게 보기에도 버거워보이는 짐을 지고서 길을 걷기 시작한 셰릴은 숱한 위험과 불안,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면서 길을 걷고있고, 이 길을 혼자
걸으면서 자신과의 싸움에 지치기도 화가나기도 한다. 그런 이유로 셰릴은 욕을 뱉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영화는 셰릴이 PCT를 걸으면서 맞게 되는 그러한 위험들, 동시에 스스로 되돌아보는 과거와 그에 대한 후회 혹은 어떠한 다른 감정들을 메인 스토리로 한다.
[감상]
영화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어둡다. 주인공의 표정도, 상황도, 독백의 목소리도 전부 그렇다. 물론 도중에 주인공이 성장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유쾌한 분위기도 비춰주지만 그런 장면들은 오래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끝나고나면 벅차다. 흔한 말로 Healing 이 되는 영화이다. 주인공이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그 힘듦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지만 그 힘듦의 무게보다는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동질감을 느꼈던 것 같다.
또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부분은 전 남편 폴과 주인공 셰릴의 관계였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셰릴은 폴에게 못된 아내였다. 영화를 보는 내내 폴이
셰릴의 전화를 받는 것도, 셰릴이 체크포인트에 들를 때마다 필요한 보급품과 편지를 챙겨주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론 보수적인 한국인의 눈으로 보아서 그럴 수도 있다. 그들 본인의 감정이 실제로 어쨌든, 나의 눈에 이혼을 '기념'하며 같이 타투를 새기거나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응원하는 모습들은 낯설었다. 동시에 참 멋진 우정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혼 기념으로 같은 타투를 새기는 셰릴과 전 남편 폴. 둘의 우정이 인상깊었다.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이 영화가 실화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보았던 영화였으므로 전혀 알지 못했다― 뒤통수를 맞은 듯한
기분과 함께 여운이 크게 밀려왔다. 본인의 역경을 딛고 그 경험을 회고록으로 집필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실제 셰릴 스트레이드를 보고 느낀 이 큰 울림을 오래 유지하고 싶다. 한창 취업준비에 시달리고 있는 나의 친구들과 그런 친구들을 보고 벌써부터 지레 겁먹은 나에게, 영화 '와일드'는 잠시나마일지는 몰라도 우리가 겪고 있는 이 고난들을 다 딛고 부수어 버림으로써 극복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선물한 좋은 영화였다.
이토록 치열하고 냉정한 세상 속에서 자신과의 싸움으로 지쳐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줄 수 있는 영화임을 강조하며, 그런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How wild it was, to let it be
그대로 내버려 둔 인생은 얼마나 야성적이었던가